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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의 거짓: 서곡》 DLC 리뷰

인포군 2025. 6. 15.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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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의 거짓: 서곡 DLC 게임 화면 1

2023년, 네오위즈가 선보인 《P의 거짓》은 단순한 '피노키오 재해석' 게임 그 이상이었습니다. 압도적인 분위기, 정교한 전투 시스템, 그리고 차갑고도 우아한 도시 ‘크라트’를 무대로 펼쳐지는 소울라이크 여정은 수많은 게이머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그리고 2025년 6월, 드디어 그 세계관을 확장하는 첫 DLC, 《P의 거짓: 서곡》이 공개되었습니다. 이름처럼 ‘서곡(Overture)’이라는 타이틀을 붙인 이 확장팩은, 단순히 본편의 연장선이 아니라 이야기의 근원을 파고드는 전면적인 과거 회귀이며, 독립된 작품이라 해도 손색없는 분량과 완성도를 갖추고 있습니다.


시간의 되감기: 광기가 시작되기 전의 크라트

DLC는 본편 엔딩 이후가 아닌, 과거의 크라트로 플레이어를 데려갑니다. ‘꼭두각시 광기’가 도시를 집어삼키기 직전, 석화병이 퍼지기 전의 마지막 황금기. 플레이어는 ‘전설의 추적자’라는 미스터리한 존재를 쫓아, 낯설면서도 어딘가 익숙한 도시의 이면을 탐색하게 됩니다.

이야기는 단순한 퀘스트 구조처럼 보이지만, DLC 후반으로 갈수록 놀라운 서사적 깊이와 감정선을 드러냅니다. 본편에서 미처 다 다루지 못했던 NPC들의 과거, 연금술사 파벌의 진실, 그리고 피노키오 자신의 기원과 정체성에 대한 단서들이 하나둘씩 풀려나갑니다. 특히 마지막 1시간, 전투와 스토리, 연출이 결합되어 소름이 돋을 정도로 감정적인 피날레를 이끕니다.


크라트를 다시 걷다: 설계된 폐허의 미학

《서곡》의 가장 인상적인 부분 중 하나는 바로 맵 디자인의 창의성입니다. 첫 시작 지점인 ‘크라트 동물원’은 얼어붙은 설산과 변이된 동물들이 가득한 폐허로, 무서우면서도 아름다운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이후 등장하는 유리 온실, 유원지, 장미 저택은 각각 다른 테마와 감정선을 갖고 있으며, 시각적 연출과 오브젝트 배치, 적 디자인이 서로 밀도 있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번 DLC에서는 총 5개의 주요 지역이 등장하며, 단순히 일직선 구조가 아닌 숨겨진 지름길과 사이드 퀘스트, 수집 요소들이 자연스럽게 배치되어 있어 탐험 욕구를 자극합니다. 특히 맵마다 새로운 적 패턴위협적인 기믹이 존재하여 반복 플레이를 유도하며, 전투 전후의 긴장감을 조절해줍니다.

또한 ‘블랙래빗 갱’의 열쇠를 수집해 비밀 은신처를 열고, 의상과 추가 설정을 얻는 미니 콘텐츠도 있으며, 본편 팬이라면 즐겁게 몰입할 수 있는 요소가 가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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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의 거짓: 서곡 DLC 게임 화면 2

전투의 진화 — 잔혹한 인형극 속, 칼날의 교향곡

《P의 거짓》의 핵심 재미는 단연 정교한 전투 시스템입니다. 기존 소울라이크 장르 특유의 '패턴 인식 → 반응 → 반격' 흐름을 따르되, Perfect Guard, 무기 조합 시스템, 레기온 암 등만의 독창적인 기믹이 돋보였죠.

《서곡》 DLC에서도 이 전투 시스템은 더욱 진화했습니다. 단순히 적의 종류가 늘어난 것이 아니라, 공격 패턴의 복잡도와 속도, 보스의 전투 심리전까지 함께 향상되어, 본편보다 훨씬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전투 경험을 제공합니다.


창의적인 보스 디자인 — 단순 강함을 넘어선 서사적 전투

DLC에는 총 4명의 주요 보스와 3명의 미니보스, 그리고 ‘엘리트 몬스터’급 일반 적들이 등장합니다. 이들은 단순히 체력만 많은 적이 아니라, 개별적인 스토리와 연출, 특수 패턴을 갖고 있어 단순 반복이 아닌 ‘전투형 이벤트’에 가깝습니다.

특히 인상적인 보스 중 하나인 **‘마르키오나’**는 조종당하는 인형과 본체가 동시에 공격해오는 이중 전투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시야 밖 공격을 예측하게 만드는 실선 연출(실선 색이 파란색 → 빨간색으로 바뀌는 식의 신호 시스템)은 그 자체로 전략을 유도하는 기막힌 장치입니다.

마지막 보스는 패턴이 복잡하고, 적의 스케일 자체가 커서 ‘이걸 정말 막을 수 있나?’ 싶은 위화감을 유발하지만, 치밀하게 설계된 반격 타이밍 구간 덕분에 합리적 도전이 가능합니다. 즉, 어렵지만 납득할 수 있는 난이도라는 것이 이 DLC 보스 디자인의 특징입니다.


P의 거짓: 서곡 DLC 게임 화면 3

무기의 확장 — 죽음의 발톱에서 총검까지

이번 DLC는 다양한 신규 무기를 추가하여 빌드 다양성을 확장합니다. 특히 보스 영혼을 활용한 전용 무기는 각기 개성 넘치는 플레이 스타일을 제공합니다.

  • 죽음의 발톱 (Death's Talons)
    덱스 위주의 민첩 빌드에 최적화된 무기. 빠르고 날카로운 연타, 고유 스킬은 순간적으로 ‘스태거 게이지’를 확 채워 큰 크리티컬 기회를 만들어냅니다.
  • 창백한 기사 (Pale Knight)
    총검 스타일의 중량 무기. 모티비티(힘 위주 빌드) 사용자에게 이상적인 선택. 폭발성 탄환이 섞여 있어 적의 방어를 무력화시키는 데 탁월합니다.
  • 기타 신규 무기
    로터리 회전검, 장궁(활), 화염창, 톱날검 등 개성 있는 무기들이 다양하게 존재하며, 본편의 블레이드/힐트 교체 시스템과 호환되어 실험적 조합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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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기온 암 (의수형 보조 장비)의 진보

DLC에서 새로 추가된 레기온 암 두 종류는 기존보다 훨씬 실용적이며, 전투 전략을 확 바꿀 수 있습니다.

  • 이카로스 (Icarus)
    원형 회전 톱니를 날려 지속 피해를 주는 기믹. 소모량이 낮고, 사거리도 길며, 다수의 적을 제압하는 데 매우 유리합니다.
  • 재앙 (Cataclysm)
    산탄총처럼 넓게 터지는 일격. 특히 보스와의 근접 전투에서 강력하며, '카운터 후 증폭' 보정도 있어 고수 플레이어들에게 사랑받는 무기입니다.

이 레기온 암들은 본편에서 일부 단점으로 지적받던 ‘사용처 제한’을 상당 부분 해소하여, 실제 전투 활용도가 크게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P의 거짓: 서곡 DLC 게임 화면 4

시스템의 세공 — 접근성과 완성도를 동시에 끌어올리다

《P의 거짓: 서곡》은 단순히 콘텐츠만 추가한 확장팩이 아닙니다. 게임의 전체적 구조와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여, 초심자와 숙련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시스템적 진보를 보여줍니다. 이는 '그냥 어렵기만 한 소울라이크'라는 선입견을 깨고, 도전과 수용성의 균형을 맞추려는 제작진의 철학을 엿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누구나 도전할 수 있도록: 새로운 난이도 시스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바로 난이도 옵션의 추가입니다. 기존에는 정해진 전투 난이도 하나만 제공되었지만, 이제는 총 세 가지로 세분화되었습니다.

  1. 나비의 인도 (매우 쉬움)
    패턴 인식이 서툴거나 스토리만 즐기고 싶은 유저들을 위한 모드. 적의 공격성 및 반응성이 크게 낮아집니다.
  2. 각성된 인형 (쉬움)
    일반 게이머를 위한 입문 모드. 기본 전투 감각을 익히기에 좋고, 패링과 회피 연습용으로 적합합니다.
  3. 전설의 추적자 (기본/어려움)
    기존 본편과 동일한, 본격 소울라이크 난이도. 숙련 유저들을 위한 표준 도전 모드입니다.

이 난이도 시스템은 단순히 체력 수치만 조절하는 것이 아니라, 적의 AI 행동 패턴 자체를 조정하는 구조라 의미가 큽니다. 덕분에 초심자도 무작정 좌절하지 않고 게임을 학습하며 즐길 수 있습니다.


P의 거짓: 서곡 DLC 게임 화면 5

반복에 가치를 더하다: 보스 리매치 & 죽음의 여정

게임을 반복 플레이하는 유저를 위한 신규 콘텐츠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 보스 러시 모드(‘전투의 기억’):
    이미 클리어한 보스를 자유롭게 재도전할 수 있으며, 난이도에 따라 특별 보상도 제공됩니다. 특정 보스 패턴을 반복 학습하는 데 적합하며, 실력을 다듬기 좋은 모드입니다.
  • 죽음의 여정 모드:
    연속 보스전 모드. 3명의 보스를 정해 자원 소모 없이 연속해서 클리어해야 하는 고난도 콘텐츠입니다. 회복 아이템도 제한되어 있어 상당한 집중력과 전략적 운영이 요구됩니다.

이 콘텐츠들은 단순히 소모성 반복이 아닌, 숙련을 축적하고 성취감을 쌓는 무대로서 설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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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개선이 만드는 큰 편의

DLC 출시와 함께 적용된 편의성 패치도 주목할 만합니다.

  • 모든 불꽃 지점에서 직접 레벨업 가능 (이제 호텔에 돌아갈 필요 없음)
  • 에르고 조각 아이템을 레벨업 메뉴 내에서 바로 사용 가능
  • 색약 모드 및 색상 강도 조절 기능 추가
  • 소비 아이템 단축배치 슬롯 확대 (4칸으로 확장)
  • 기존 UI 조정으로 메뉴 이동이 더 직관적

이러한 업데이트는 단순한 QoL(Quality of Life)을 넘어서, 게임 전체의 리듬을 더욱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장르의 본질은 유지하되, 불필요한 불편함은 줄인 점이 인상적입니다.


P의 거짓: 서곡 DLC 게임 화면 6

기술과 감성의 합주: 비주얼, 사운드, 퍼포먼스

《서곡》은 기술적 완성도 면에서도 본편을 넘어섭니다. 언리얼 엔진 4를 기반으로 한 본작은 RTX 4070급 사양에서 60fps 이상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텍스처 해상도, 라이팅, 파티클 효과 모두 수준급입니다.

특히 보스 디자인의 모션 캡처와 이펙트는 거의 콘솔 AAA급 타이틀과 비견될 정도의 디테일을 자랑합니다. 일부 리뷰어는 “어깨에서 관절이 뻗어나오는 장면이 너무 리얼해서 식욕이 떨어질 뻔했다”고 평가했을 정도죠.

사운드트랙과 보이스 연기 또한 감정을 고조시키는 중요한 축입니다. 특히 보스전에서는 사운드가 전투 패턴을 예고하는 힌트로 작용하기도 하며, 음악이 몰입감에 깊이를 더합니다.

 

 

거짓과 진실 사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인형의 마음

《서곡》은 단순히 ‘더 많은 콘텐츠’를 제공하는 DLC가 아닙니다. 그것은 P의 거짓이라는 세계관의 공백을 메우고, 서사의 기반을 탄탄히 다지며, 전투 구조와 시스템 품질까지 세심하게 개선한 작품입니다.

소울라이크 장르의 핵심인 도전과 보상, 몰입과 해석, 기술과 감성의 균형을 모두 갖추고 있으며, DLC를 넘어 P의 거짓이라는 IP 전체에 대한 헌정곡으로 느껴질 정도입니다.


P의 거짓: 서곡 DLC 게임 화면 7

플레이해야 할 이유

  • 스토리의 깊이
    본편에서 언급만 되었던 수많은 떡밥과 비극의 기원, 알케미스트들의 실험, NPC들의 과거를 풀어줍니다. 감정적인 서사에 집중하고 싶은 플레이어에게도 강력 추천.
  • 도전적인 전투와 보스전
    각 보스는 단순히 강한 적이 아닌, 하나의 주제와 이야기를 품은 존재로 등장합니다. 플레이어는 그들과 춤을 추듯 검을 주고받으며 게임의 세계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됩니다.
  • 무기와 빌드 다양성
    새로운 무기와 레기온 암은 플레이스타일에 따른 전략의 폭을 넓히고, 본편 무기와의 조합도 자유롭게 활용 가능합니다.
  • 더 좋아진 시스템과 편의성
    소울라이크가 어렵다는 편견을 깨고, 누구나 도전할 수 있도록 돕는 설계. 반복 플레이를 위한 리소스까지 잘 갖춰져 있어 DLC 이상의 가치를 제공합니다.

 

주의할 점

  • DLC를 플레이하려면 본편을 최소 챕터 9까지 클리어해야 하며, 후반부 난이도는 여전히 도전적입니다.
  • 일부 중반 구간(특히 유적지, 공장 등)은 동선이 단조롭다는 평도 있지만, 전반적 수준은 매우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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